아이키도 수련을 통해 달라진 점
신촌본부도장 김도한
시간이 흘러 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 성숙해지는 걸 기대하듯, 수련이 거듭됨에 따라 나의 아이키도가 좀 더 성숙해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난 지금은 아이키도가 성숙해진다는 말조차도 어떤 걸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세상에나)
테크닉적인 측면을 떠나서 생각을 해봐도, 삶을 대하는 태도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아이키도의 오묘한 특성에 미루어 볼 때 수련을 통해 운동의 기술적인 성장 뿐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성숙함을 얼마나 이루었는가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었냐고 하면, 그건 거의 없었다는 게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 굳이 분류하자면 나는 테크닉의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극도로 컸던 수련자였던 거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지나온 순간을 되돌아보면 그동안 체감이 될 정도로 변화되어 온 건 지금도 허접함이 여기저기 묻어나는 육체적인 기술이 아니라, 전혀 의도해본 적조차 없는 어떤 현상을 대하는 내 자신의 태도였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게 아이키도 수련 때문인지 나이가 점점 들어가기 때문인지, 아니면 직장 생활을 하며 사회화가 가속화된 덕분인지 사실 잘 분간이 되지는 않지만.
다만 이 모든 상황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봤을 때, 자기 중심적인 성향이 여전한 건 분명하지만 타인과의 접점에 대한, 혹은 타인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이전보다 깊어진 건 지난 수련에서의 영향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생각된다. 즉, 특별한 의미 부여 없이도 계고를 통해 끊임없이 상대의 상태를 체크하고 확인하는 행위가 그런 태도를 어느 정도 가지게 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련을 통해 본성이 변했냐?’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닌 거 같다. 아직도 지하철 등에서 공공질서를 무시하는 사람을 보면 뚜껑을 날려버리고 싶은 생각이 순간순간 드는 걸 보면 말이다. (세상에나)
또 다른 달라진 점은 예전과 비교해, 위험한 상황은 마주하기보다는 회피하고, 보다 주변을 넓게 보고 살피며 안전한 상황을 준비하는 태도 또한 수련을 통한 변화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가끔 다른 사람들이 길을 걸으며 주변을 잘 살피지 않고 자동차 옆으로 붙어서 걸어가거나, 어떤 정신 상태가 불안전해 보이는 사람 옆을 별 경각심 없이 스쳐 지나가는 상황이 생기면 뭔가 가슴 앞쪽이 간질간질거리는 불안함을 느낀다. 이런 나름 조심스러운 태도를 가지게 된 게 현생에 크게 영향이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단순하게 생각해 봤을 때 예전보다는 오래 살 확률이 조금 높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행이다. (다행인가?)
어렸을 때는 잘 몰랐지만, 무언가를 배우는 걸 좋아하는 내가 아이키도를 만나 수련을 해온 건 참으로 잘된 일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성장할 기회를 다방면으로 주는 아이키도와의 만남이 없이 지금보다 배움이 없고 성장이 멈춘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얼마나 공허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또 재미있는 사실은 그럼에도 내 자신은 뭔가 발전하고 실력이 늘고 그런 결과를 보는 행위를 즐거워하기보다는, 그냥 하루하루 쌓아가고 매일매일 연습하고, 어제처럼 그제처럼, 작년처럼 또 제작년처럼 계속 연습해오는 쌓아가는 순간 그 자체로 의미를 두는 것 같아 보인다는 점이다.
꽤나 많은 사람들은 내가 운동하는 걸 좋아한다고 알고 있기도 한데, 사실 나는 참 얼마나 매일매일 매순간 얼마나 운동하기 싫어하는지 잘 모른다. (세상에나)
전설적인 복싱 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I hated every minute of training, but I said, ‘Don’t quit. Suffer now and live the rest of your life as a champion.’ – Muhammad Ali
난 챔피언이 될 생각도 딱히 없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