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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도장 캠프 참가 후기 - 최연진

  • 윤준환 편집장 기자
  • 입력 2024.10.1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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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일본 사이타마현 세이부치치시에서 열린 고바야시 도장 55주년 기념 캠프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신촌 도장에서 아이키도를 시작한 지 7개월 된 수련생입니다. 약 5개월 전, 도장에 막 들어왔을 때 알림판에 걸린 캠프 포스터를 보게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석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초보자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셨기에, 집에 돌아가자마자 주저하지 않고 캠프 신청서를 작성하고 참가비를 송금했습니다.


캠프에 도착해 보니 신청자가 많아 조기 마감되었고, 웨이팅 리스트에 있던 참가자들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회사 업무 특성상 미리 연차 계획을 제출해야 해서 서둘러 신청한 탓에 한국 참가자로서는 혼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Day 1 화합의 무도


1차 집합 장소는 도쿄에서 급행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세이부 치치부역이었습니다. 이 역은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곳으로, 네온사인이 없어 밤하늘의 별을 쉽게 볼 수 있고 해가 지면 귀뚜라미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전통과 자연이 잘 어우러진 곳 입니다.


역에 일찍 도착하여 캠프 버스를 기다리자, 아이키도와 고바야시 선생님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고바야시 도장의 마스다 마나부 선생님께서 역에서 참가자들을 통솔해 주셨고, 3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니시야쓰 온천 미야모토노유(宮本家)라는 캠프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이 캠프장의 체육관은 과거 스모 선수들이 훈련하던 곳으로, 이번 캠프의 수업 장소로 사용되었습니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 쌓인 곳으로 자연 속에서 수련하며 몸과 마음을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도복으로 갈아입고 체육관에 모이니, 역에서 봤던 관광객 같던 외국인들이 모두 하카마를 입고 있었습니다. 인종도, 나이도 다르지만, 모두가 아이키도에 대한 사랑과 고바야시 선생님의 가르침에 공감하며 한 곳에 모였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한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체육관에 모인 후, 다같이 줄지어 다다미와 고무매트를 바닥에 깔고 흔들리지 않도록 테이프로 빈틈없이 마스킹하는 작업을 했는데 아이키도를 수련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은 무기나 도구가 아닌, 부상을 방지해 주는 매트뿐이라는 사실이 평화의 무도 아이키도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캠프는 이틀 동안 하루에 두 개씩 세션을 진행하여 총 4개의 세션을 소화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진행을 맡아주신 카사하라 유지 선생님은 영어로 모든 진행을 원활하게 이끌어 주셨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이 서로의 의견을 쉽게 나눌 수 있는 열린 분위기를 조성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그룹을 구성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수업은 전방 수신으로 시작되어 전환과 일교 체술로 이어졌습니다. 캠프에 가기 전까지 팔꿈치를 중심으로 도는 전환을 연습해갔는데 여전히 잘 되지 않았습니다. 한 유단자분은 제 손안에서 팔목을 나사가 돌아가듯 휘릭하고 움직이셔서,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히로아키 고바야시 선생님께서는 주로 내회전을 보여 주셨습니다. 삼교를 하면서 제 손이 갈 곳을 잃고 방황할 때,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짚어주셨습니다.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명한 진리를 설명하듯 말씀하시니, 마치 법정의 판사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비록 뒤돌면 또 잊어 버리겠지만, 방향을 잃었던 그 부분을 다시 되새기고 꼭 정확한 위치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파티에서는 모두 고바야시 선생님의 생일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며, 선생님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뻐했습니다. 각자 먼 곳에서 준비한 선물들을 무겁게 안고 오거나 정성스럽게 포장해 가져와 기쁘게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함께 다과와 맥주를 곁들여 이야기를 나누며 첫날을 마무리했습니다.


Day 2 도전과 성취


두 번째 날 여섯 시 기상한 후, 마스다 선생님의 수업에서는 우케와 나게의 역할 변화에 대한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아직 이 기술이 익숙치 않은지라 개념을 이해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같이 그룹으로 있던 중국분들이 발과 팔을 잡아주시며 온몸으로 알려주셨고 히로아키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서 겨우겨우 기술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도장에 돌아와 선배님께 기술이름을 물어보니 그것이 반격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중일 합작으로 처음 경험한 반격기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침 식사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바야시 선생님의 수업이 다가왔습니다. 선생님은 처음에 팔을 제압하는 동작을 보여주시다가, 이어서 다리를 들어 발바닥의 특정 부분을 공략하는 오교(横切)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팔에서 발로 이어지는 공격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발바닥의 공략 지점을 찾기 위해 서로의 발을 지압해주는 듯한 유쾌한 분위기도 펼쳐졌습니다. 발바닥의 정확한 지점을 잡기가 어려워서 고바야시 선생님께서 여쭈었는데, 선생님의 손바닥은 마치 두껍고 넓은 산맥이 펼쳐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시연 중에는 히로아키 선생님을 바닥으로 던지시는 모습에서 마치 체육관 밖으로 시야가 넓게 퍼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 전 세계 사람들이 고바야시 선생님을 그렇게 존경하고 따르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사진제공: shoichi.sakanishi@facebook
사진제공: shoichi.sakanishi@facebook


모든 세션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나라별로 1분씩 연무를 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유단자들만 연무를 하는 줄 알고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정황상 저도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알파벳 순으로 아르헨티나가 첫 번째로 호명되고, South Korea가 불리기 전 막간의 시간동안 옆자리에 계신 마카오 유단자분에게 우케를 부탁 드렸습니다. 기술 두 개를 할거라고 몸짓으로 설명하자 찰떡같이 알아들어 주셨습니다. 5급 심사를 준비하며 연습한 내회전과 시호나게로 겨우 겨우 60초를 채우고 자리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연무를 하면서 도장에서 내회전을 배울 때, "무릎을 잘 굽히고, 팔과 손이 동시에 나가야 한다"는 선생님들과 선배님들의 조언이 떠올랐습니다. 저의 동작 하나하나가 기본을 가르쳐 주신 토양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한국 도장의 튼튼한 기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캠프에서 배운 것도 많지만, 한국 도장에서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지금의 경험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도장에 돌아가면 선생님과 선후배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더욱 열심히 수련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10월 6일 오후 한시, 이틀간에 걸친 캠프가 종료가 되었고, 모두가 일어서서 절도 있는 333박수를 치고 환호속에 캠프의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Epilogue. 삶과 아이키도


캠프에 가기 전, 저는 아이키도를 비기(秘技)나 구부러지지 않는 팔 동작과 같은 기술을 연마하는 수련의 측면에서 접근하였습니다. 그러나 캠프에서 고바야시 도장 출신 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깨달은 것은, 그들에게 아이키도는 단순한 체육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실천되는 태도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입니다.


한 여성 유단자분은 일본에서 아이키도를 어릴 적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고, 학업이나 진로로 인해 잠시 쉬었다가도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든 다시 수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아이키도의 매력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있었고, 그들의 기본 경력이 최소 10년에서 길게는 30년이었습니다. 아이키도는 특정 시기에 배우는 운동이 아니라, 평생을 두고 지속적으로 수련하는 무도로, 마치 매일의 식사처럼 자연스럽게 삶에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또 다른 30년 경력의 유단자분과 양손잡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모든 동작이 자석처럼 흡입력 있게 이어져 신기했습니다. 그 집중된 흐름 속에서 빈틈없이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정신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분들께 아이키도는 단순한 체육 활동을 넘어, 개인의 삶과 함께 한다는 활동이라는 것을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키도는 그들에게 지속적인 성장과 진정한 질을 수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아이키도는 특정한 비전이나 독특함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지만, 진정한 가치는 기술을 넘어서 일상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키도는 모든 연령대가 수련을 통해 삶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무도입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개선의 여정은 나이와 상관없이, 신체적 여건이 좋건 나쁘건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두바이에서 아이키도를 가르치고 계시는 한 호주 출신 선생님께서는 아랍 지역의 여러 전통 무술이 있지만, 삶의 평화와 화합을 강조하는 아이키도가 특별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같이 동행하신 스위스 유단자분도 이 같은 점에 동감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오신 선생님께서는 어깨의 움직임을 개선하는 좌기 호흡법을 수련하면, 일상에서도 더 나은 자세와 안정성을 얻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저는 제 삶 속에서 아이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평화로운 접근법을 일상 속에서 발견하고 연결하는 것이 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나은 내회전을 다음 캠프에서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러한 여정 속에서 제 태도와 삶의 질도 한층더 향상되기를 바래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캠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신 윤대현 도장장님과 신미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신촌본부도장 최연진 아이키도 6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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